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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눈물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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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3-13 07:56 조회1,2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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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소기업 사장의 눈물 편지 

상하이에서 활동하시는 한 중소기업 사장께서 저희 차이나랩에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금 처지가 외롭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공들여왔던 사업이 물거품 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다소 거친 표현은 제외했습니다. 


상하이에서 1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K 사장입니다. 조그마한 식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고, 대기업에서 업무를 배워 독립한 평범한 사장입니다. 

 

'밤 새 안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룻 밤 사이에도 안부를 물어야 하는 불안한 세태를 두고 나온 말이겠지요. 저는 요즘 이 말을 실감하며 살아갑니다. 매일 아침, 오늘은 또 무슨 일이 터질지 조마조마합니다.  

 

중국 현지 한국 기업인들이 사드 사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드 때문입니다. 
오늘 오전 저는 후베이(湖北)에 있는 거래선 마트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희 회사가 공급하는 우유를 매장에서 내려야겠다는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품에 한글이 쓰여있다는 거지요. 매장 주인은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팔지 말라고 협박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희 회사 우유병에는 한글이 쓰여있습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한글 자체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무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한글이 오히려 저희 사업을 옥죄고 있습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걸 생각하면, 너무 속상합니다. 

지난 5년, 정말이지 열심히 일했습니다. 거래 선 뚫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마트 찾아가 얼굴을 내밀었고, 직접 용달차를 몰며 상하이 아파트를 돌아다녔습니다. 아파트 관리원한테 밀려 넘어져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그 고생을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키운 사업입니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젠 상하이를 넘어 다른 성(省)으로 거래선을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거래처가 대략 1만 개쯤 됩니다. 이제는 그 유통망에 제품만 실으면 될 정도로 탄탄한 인프라를 깔아놓았습니다.  

 

그러나 사드는 이 모든 걸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후베이, 후난(湖南), 허난(河南), 안휘(安徽) 등이 위험합니다. 요즘 전화를 들면 열이면 아홉, 현지 매장 관리자입니다. 더 이상 제품을 못 받겠다는 거지요. 전화벨 소리만 들어도 깜짝 놀랍니다. 혹 상하이로 전염되지 않을지, 밤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왜 저뿐이겠습니까. 신라면, 초코파이, 화장품 등 쇼핑센터와 거래하고 있는 다른 한국 회사 현지 관계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겁니다. 중국 마트는 물론이고 RT마트, 까르푸 등 외국 유통업체들도 한국 제품을 거부하고 있으니까요. 중국에서 만들어 파는 중국 제품임에도 그들은 한국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산둥 지난(齊南)에서 열린 한국 상품전. 중소기업인이 대거 참여했다.  

 

일부 한국 언론은 '종국에는 큰 문제없이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중국도 타격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보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반도체가 있다고 말이지요. 그들은 일본을 예로 듭니다. 수출선 다변화, 체질 개선 등으로 중국의 압박을 이겨냈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무서운 발상입니다. 일본과 한국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경제력 차이가 있습니다. 핵심 기술도 많고요. 우리 역량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때린 사람도 손바닥 아프겠지요. 그러나 맞는 사람이 느끼는 충격은 혼수상태에 이를 정도로 클 겁니다. 제가 지금 그 지경입니다. 知彼知己 百戰不殆(지피지기 백전불태)라 했습니다. 우리는 중국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합니다. 중국은 사드를 전쟁과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중국의 비이성적 보복을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문제가 있지요. 그러나 상황을 이 지경으로 이르게 된 데는 우리 정부의 문제도 없지 않았다고 봅니다. 사드가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지요. 그러나 꼭 그렇게 매번 중국 보란 듯이 몰아붙이며 일을 진행해야 했을까요? 중국의 멘즈(面子)를 긁어내리면서 말이죠. 중국이 반발할 밖에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나와 같은 중소기업이 감당해야 합니다.  

 

중국에는 지금 4만 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주십시오. 온갖 어려움을 참으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저 같은 중소기업 말입니다.  

 

읽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본 정보는 케이상하이 에서 봤다고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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